‘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UFC 최고 스타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의 대결을 드디어 볼 수 있을까.
메이웨더는 12일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에 출연해 “대전료로 1,500만달러(약 177억원)를 주고 유료TV 수익배분을 논의할 용의도 있다. 링에서 진짜 한 번 붙어보자”고 맥그리거에게 제안했다. 복싱 5체급 세계챔피언인 메이웨더는 49전49승(26KO)의 무패 기록을 남기고 지난 2015년 9월 은퇴했다. 그러나 맥그리거는 은퇴 전 매니 파키아오(필리핀)와의 세기의 대결을 졸전으로 마친 메이웨더를 겨냥해 계속해서 승리욕을 자극해왔다. 그는 메이웨더를 “돈에만 집착하는 선수”라고 비난하며 복싱 룰로 싸워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달에는 메이웨더가 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복싱 라이선스를 발급받았다. 미국 내에서 복싱경기를 해도 좋다는 허가서다. 맥그리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메이웨더의 사진을 올리고 “얼굴을 뭉개버리겠다”고 적기도 했다. 처음에는 종합격투기 룰로 싸우자고 했다가 “진짜 싸움을 두려워하는 것 같으니 기꺼이 복싱으로 붙어주겠다”고 했다.
메이웨더는 그동안 맥그리거의 도발을 “코끼리는 길거리의 개미에게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철저하게 무시해오다 이날 깜짝 수용의사를 밝혔다. 그는 “은퇴 후 유일하게 흥미로운 것은 맥그리거의 도발이었다. 나는 사업에 밝은 사람인데 그와의 대결은 사업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대전료로 1억달러를 원한다고 밝혀온 맥그리거도 메이웨더의 제안을 환영하는 눈치다. 그는 이날 인터뷰가 나간 뒤 자신의 트위터에 메이웨더를 쓰러뜨리고 챔피언 벨트 3개를 자랑하는 만화를 올렸다. 맥그리거는 미국 종합격투기(UFC) 사상 최초의 두 체급 동시석권 기록을 갖고 있다. 메이웨더처럼 거친 입담과 화려한 쇼맨십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화제를 몰고 다닌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대결은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의 승인만 떨어지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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