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 핵심 당사자인 최순실씨가 1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기일에 증인출석을 예고했다. 헌재는 이번 주에만 세 차례의 변론기일을 열어 최씨를 시작으로 문고리 3인방까지 모두 9명의 증인을 신문할 예정이다.
15일 헌재 등에 따르면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의 형사재판을 마친 후 “16일 헌재의 증인 신문에 최씨가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헌재는 16일 5차 변론에서 오전 10시 최씨에 이어 오후 2시 안종범 전 청와대 전 정책조정 수석을 신문할 계획이다. 최 씨가 자신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어느 선까지 국정에 관여했는지, 자신이 받는 국정농단 의혹과 박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어떻게 설명할지 등이 주목된다. 최 씨는 자신의 형사 재판에서는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 모금 혐의 등을 부인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최씨와 안 전 수석이 불참할 경우 강제 구인을 예고해뒀다. 헌재는 최씨와 안 전 수석은 물론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 역시 잠적하는 등 증인의 비협조가 이어지자 3개의 기일을 한 주에 몰아 잡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헌재의 이 같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예정된 증인신문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17일 이후 채택 증인 중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 장관과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제외한 5명의 경우 출석이 불투명하다. 이재만·안봉근·고영태·류상영의 경우 출석요구서가 송달되지 않았고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회의 등을 이유로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헌재에 보내왔다. 다만 최 씨가 돌연 참석하기로 한 만큼 이·안 전 비서관도 태도를 바꿔 출석할지 주목된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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