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길을 걷던 여고생을 향해 차량 한 대가 달려들었다. 차에 치인 후 5m가량 튕겨 나간 여고생은 이 사고로 뇌출혈과 다리와 골반에 큰 골절상을 입었지만 가해 차량은 어떤 조치도 없이 현장을 떠나버렸다. 명백한 뺑소니였다. 전조등과 사이드미러가 깨진 채 내달린 차량은 인근 CCTV에 포착됐고, 10시간 만에 뺑소니운전자의 덜미가 잡혔다.
또한, CCTV 영상 하나로 희비가 엇갈렸던 가족도 있었다. ‘어머니가 쓰러져있다.’는 전화를 받고 현장으로 나간 아들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어머니를 발견했다. 그때 어머니에게 점퍼를 걸쳐주는 등 유독 친절을 베푼 한 청년! CCTV 확인결과 그는 은인이 아닌 어머니를 친 가해 운전자였는데, 끝까지 자신의 사고 사실을 말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그 역시, 뺑소니였다.
대체 그들은 왜 사고현장에서 벗어나는 것일까? 뺑소니 운전자들은 도주 당시 음주 상태이거나 음주로 인해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던 것이 밝혀졌다. 그들은 가중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뺑소니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전문가는 뺑소니를 결정짓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고 했다. 사고 직후 망설이는 시간은 3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시간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그것이 뺑소니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뺑소니 운전자들은 더는 도망갈 곳이 없다. 뺑소니 검거율이 무려 100%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뺑소니는 무조건 잡힌다는 이야기다.
이번 주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뺑소니 운전자들의 위험한 도주와 그 도주를 지켜보는 천만 개의 눈, 블랙박스를 통해 그 실체를 파헤쳐본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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