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뒤를 쫓는 야권 후발주자들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대선 레이스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와의 선명성 경쟁을 통해 판을 흔들겠다는 심산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6일 “일각에서 제가 (차기) 서울시장을 하기로 문재인 전 대표와 약속을 하고, 이번에는 페이스메이커 역할만 할 것이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선동”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제게 중도 포기는 없다”며 “국민은 유능한 진보로서 저의 확장성을 인정할 것이며, 야권 통합과 연대를 이룰 사람으로 저를 선택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지층 만큼이나 반대 세력도 뚜렷하고 확장성에 있어 의문이 제기되는 문 전 대표에 비해 자신이 중도, 보수층까지 포용할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시장은 연일 문 전 대표를 향해 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법인세율 인상, 이재용 구속 촉구 및 불법재산 환수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문 전 대표의 입장을 물었다. 전날에는 문 전 대표가 사드 배치 입장을 번복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은 촛불공동경선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당, 정의당, 시민사회단체까지 아우른 범야권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날 기자단 오찬에서 박 시장은 “지금 구도라면 우리당 경선은 (문 전 대표가 쉽게 당선되는)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데, 국민들에게 아무런 감동도 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17일 오전 촛불공동경선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경선 룰을 논의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고 밝히며, 문 전 대표를 향해 “초대했지만 답이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문 전 대표는 당 내 경선을 거친 뒤 야권 후보 통합을 강조하며 박 시장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