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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관료가 꼭 봐야할 JP모건 컨퍼런스

바이오헬스부 김영필기자

김영필 기자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위기감이 이런 것이었을까.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2017’은 기자에게 충격과 공포였다. 전 세계 바이오산업이 이렇게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게 첫번째 이유고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의 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 것이 두번째 이유다.

실제 컨퍼런스 기간 9,000여명에 달하는 바이오업계 종사자와 투자자들이 행사장 주변에 모여 신규기술과 투자기회를 모색했다. 이곳에서는 로슈와 화이자·머크·셀젠 같은 다국적 제약사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직접 만날 수 있다. 그것도 50㎝ 거리에서 말이다. 바이오는 국내에서는 전자와 자동차·조선에 밀리는 그렇고 그런 산업이지만 JP모건 컨퍼런스, 그리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최고의 산업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의 위치다. 행사에 온 한 국내 업체 CEO는 “이곳에 와서 우리 회사를 아는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처음으로 메인트랙에 진출했지만 주요 국내 업체들은 호텔 32층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그마저도 사람들이 많이 빠진 행사 3일째에 이뤄졌다.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이 “장소보다 날짜를 하루 당기는 게 시급하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우리나라 관료들이 몸으로 느꼈으면 좋겠다. 미래산업을 그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료들이 JP모건 행사에 가봐야 한다. 가서 세계적인 네트워크 구축이나 기술개발 없는 10대 제약강국 진입 같은 정책이 얼마나 허망한지 느꼈으면 한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에 와보니 대만은 전직 장관들로 구성된 미국 바이오산업 시찰단을 꾸린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우리도 늦지 않았다. 바이오 유람단을 만들어보자. 제대로 된 산업육성은 정확한 우리의 수준 파악에서부터 시작한다.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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