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17일 “외부정보 유입을 통해 (북한의) 민중봉기를 준비시켜야 하고 대북 제재의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전 바른정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좌담회에서 “북한은 세습통치에 기초한 봉건노예사회다. 김정은 정권이 소멸돼야 평화가 온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내 서열 2위의 최고위급 외교관이었던 태 전 공사는 지난해 7월 영국을 거쳐 가족과 함께 한국에 귀순했다. 지금은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태 전 공사는 자신 외에 북한의 또 다른 고위급 외교관 여러 명이 한국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지금 북한 고위 탈북자 중 저만 언론에 공개됐지만 최근에 한국에 온 북한 외교관이 상당히 많다”며 “앞으로 엘리트층 탈북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금 전 세계에서 한국행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정권의 ‘아킬레스건’으로 명확하지 않은 백두혈통을 지목했다. 그는 “김정은이 백두혈통의 정체성과 본인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는 명분을 아직도 주민들에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김정은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어머니가 누구인지도 못 밝힌다”고 꼬집었다.
태 전 공사는 또 “북한이 바라보는 한국은 같이 병존할 대상이 아니라 없애버려야 할 대상”이라며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정치인들이 북한의 현실에 서 있는 그대로 주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한국에서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김정은이 한국의 정권교체를 위해 핵이나 미사일 카드를 잠시 내려놓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이스라엘처럼 대한민국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문제만큼은 외국의 눈치를 보면 안 된다”며 “눈치 보는 플레이를 계속하면 후세들은 역사교과서에 임진왜란과 6·25전쟁의 비극이 되풀이됐다고 쓸 것”이라고 충고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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