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 2000년 이후 연간 최대 규모인 38만 여 가구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달에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각각 3,000여가구 규모의 대단지 입주가 진행된다. 이들 지역의 대단지 입주 영향은 올해 부동산 시장을 가늠할 하나의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이달 5일부터 3,658가구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고래힐) 입주가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는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고덕동의 월별 평균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해 11월 0%에서 12월 -0.2%, 1월(13일 기준) -0.39% 등을 기록했다. 고래힐을 중심으로 대거 쏟아진 전세 물량이 인근 아파트 단지들의 전셋값에 영향을 준 결과로 분석된다.
고덕동 A공인 관계자는 “고래힐의 84㎡ 전세 호가는 4억원 중반대부터 5억원 초반대까지 형성돼 있는데 가격이 낮은 4억원대 매물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11월 84㎡의 전세거래가 주로 5억원대에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시세가 최대 1억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바로 옆 단지인 배재현대의 84㎡ 전세 호가 역시 지난해 11월보다 3,000만~4,000만원가량 하락했다.
오는 24일부터 한강센트럴자이1차 입주가 시작되는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김포 한강신도시 평균 전세가는 지난주에 전주보다 0.1% 떨어져 평촌·동탄 등 수도권 주요 신도시들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한강센트럴자이의 매매 호가도 낮아졌다. 김포시 장기동의 C공인 관계자는 “분양권 웃돈(프리미엄)이 지난해 많을 때는 3,000만원까지 붙었는데 지금은 입주를 앞두고 웃돈이 200만원까지 낮아진 매물도 있다”고 전했다.
2월10일부터 송도국제도시 호반베르디움1차 1,834가구의 입주가 시작되는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일대의 아파트 전세가 역시 상승세가 꺾이는 추세다. 송도동의 월별 평균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해 10월 0.73%에서 1월 0.02% 등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전국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 상반기 월별 입주 물량 중 가장 많은 3만5,608가구로 집계됐다.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시장 여파가 갈수록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