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이 12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울산 장생포 공장의 임대 재연장 여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6월 임대 기간이 만료되는 가운데 미포조선은 임대 재연장을 희망하고 있으나 관리 운영주체인 울산항만공사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울산 남구청의 구상이 달라 활용 방안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울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996년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이 울산항 항로 직선화 사업을 하면서 준설토를 매립해 15만2,000㎡의 국유지가 조성됐다. 이 가운데 유휴부지로 남은 9만8,441㎡를 조선업 호황기였던 2005년 7월 현대미포조선이 선박 블록제작장으로 10년간 임대한 후 2015년 6월 다시 2년간 연장해 사용하고 있다. 올해 6월 연장 기간이 만료돼 3개월 전에 활용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현대미포조선은 임대 재연장을 희망하고 있다. 미포조선은 동구에 위치한 본사와 함께 4개의 사외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장생포 공장은 본사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1.7㎞ 거리로 가장 가까워 물류비가 적게 든다. 또 당장 마땅한 부지를 구할 수 없는데다 설사 구하더라도 기존 공장 해체와 새 공장 건립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 조선업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미포조선 입장에서는 이사비용마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반면 장생포를 고래문화특구로 조성하고 있는 울산 남구는 이곳에 150m 높이 고래등대 건립을 구청장 공약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호텔도 함께 유치해 체류형 관광시설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용역 결과에 따라 1~2년 안에 사업이 추진될 수 있어 재연장을 하더라도 1년 정도만 원하고 있다.
울산항만공사는 장기적으로 지역에 흩어져 있는 선사 대리점과 선용품 업체, 선박부품 대리점 등 해양시설을 모은 집적화 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집적화 단지 조성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임대 연장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양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아직 남구청에서 고래등대 용역을 추진 중이고 타당성이 있다고 해도 항만구역이다 보니 절차 이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공사가 계획하고 있는 집적화 단지 조성도 장기 계획으로 시간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장생포 부지 활용과 관련해 울산시와 남구(관할 지자체), 울산항만공사(관리), 울산지방해양수산청(소유), 현대미포조선(사용) 등은 다음달 말께 부지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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