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의 한 유물 수집가가 내년에 들어서는 대구교육박물관에 30여년간 모은 애장품 7,000점을 기증했다.
대구시교육청은 변우용(67·사진)씨가 내년에 들어서는 대구교육박물관에 애장품들을 기증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증한 물품은 신라·가야 토기부터 고려청자, 조선백자, 일제강점기의 사기그릇까지 시대별 도자기류와 장롱·반닫이·소반 등의 고가구, 물레·촛대·신·관복·가체 등의 생활용품 및 복식류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대부분 불에 타 구하기 어려운 고려 시대 서책도 있으며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의 교과서가 2,000여점에 이른다. 방대한 수집품을 보관하기가 버거워진데다 사설 박물관을 지어볼까 했던 마음을 접었다.
그는 “수집품을 팔아 내 손에서 떠나보내면 다시는 볼 수 없고 장사꾼 사이에서 굴러다닐 것이 뻔한데 그게 싫었다”며 “교육박물관에서 가치가 빛을 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교과서에서만 접하던 유물을 실제로 보며 조상이 어떻게 물건을 만들고 사용했나 생각해줬으면 한다”며 “그런 학생 중에서 훌륭한 역사학자가 1명만 나와준다면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장을 하다 퇴직한 아버지에게서 유물을 물려받은 일이 수집을 시작한 계기였다. 변씨가 기증한 유물은 1톤 화물차 5대 이상이 운반해야 하는 분량이다. 가치가 적어도 1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그는 짐작한다. 보물 지정을 요구할 만한 품목도 5~6가지라고 한다. 학예사 등 4명이 유물을 포장해 시교육청 수장고로 옮기는 데 한 달 가까이 걸렸다. 시교육청은 내년 7월 개관하는 교육박물관에 변우용홀을 만들어 그가 기증한 유물을 한데 전시할 예정이다./대구= 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