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청와대가 어버이연합 등의 친정부단체로 구성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했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게 이들에 대한 자금을 지원토록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2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특검에 “청와대가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10여 곳을 찍어 금액까지 못 박아 지원을 요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청와대 요구를 거부하는 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들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청와대가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정부 예산 지원에 불이익을 준 반면 친정부 단체는 ‘화이트리스트’에 포함해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전직 관계자 등은 특검 조사에서 “화이트리스트 단체 지원을 정무수석실이 주도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특검은 박준우 전 정무수석비서관과 후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개입 여부를 수사 중이다.
김기춘 전 실장도 화이트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했다고 한다. 그는 “일부 단체가 나를 찾아와 ‘왜 약속한 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이트리스트 단체들이 전경련의 지원을 당연하게 여겼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검은 전경련이 자체 재원으로는 화이트리스트 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감당하지 못해 회원사인 대기업들로부터 매년 30억 원 이상을 걷은 사실도 확인했다. /유창욱 인턴기자 ycu09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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