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법 형사2단독 정재민 판사는 입찰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식품 이모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식품 김모 대표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유통업체 대표 이모씨에게는 징역 10월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1년6월을 구형했지만 정 판사는 “검찰의 구형량이 지니차게 낮다”며 검찰 구형 보다 2배 많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정 판사는 형사단독 재판에서는 이례적으로 양형이유만 A4 용지 세쪽 분량으로 설명하면서 곳곳에 방위산업 비리에 대한 엄벌 의지를 나타냈다.
정 판사는 “군 장병의 먹거리에 관한 비리라는 점에서 죄질이 더욱 나쁘고 파렴치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창 청춘을 만끽할 나이에 선택의 자유도 없이 충분한 대가를 받지도 못한 채 국가의 부름을 받아 머리를 깎고 전투복을 입는 등 최일선에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국군 장병에게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고자 장병들의 먹거리 수준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위산업 관련해서 은밀하게 이뤄지던 입찰 비리가 이처럼 적나라하게 드러난 전례가 드문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피고인들을 일벌백계할 필요성이 높다”며 “이씨는 과거 방위사업청 공무원에게 뇌물을 줬다가 적발돼 처벌받은 전력까지 있어 죄질이 특히 나쁘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지난 2013년 야채 참치 등 식품 6종을 납품하는 해군 입찰에 참가하면서 단독 입찰로 유찰되는 것을 막고자 B식품을 들러리로 참가시킨 뒤 2,700만원에 낙찰 받았다. 한 달 뒤 이씨는 같은 해군 부대에서 진행된 김치 통조림 등 10종을 납품하는 입찰에 참가해 부인 이름으로 등록된 유령회사를 들러리로 참가시키는 방법으로 낙찰 받았다. 그는 또 납품실적 부족으로 방위사업청의 딸기잼 입찰에서 탈락하자, 우통업체 이씨에게 부탁해 딸기잼 246톤을 납품한 것처럼 꾸며 재입찰, 선정되기도 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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