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26일 조만간 두 정상이 전화통화를 통해 정식으로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측과) 현재 최종 조율을 하고 있다”며 “미일 동맹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내외에 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아시아 정상과의 첫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 정상회담 일정을 잡았다.
미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양자간 무역협정 협의 개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도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상황에서 끝까지 TPP를 고수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이미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경제연대협정(EPA)이나 자유무역협정(FTA)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양자협정 논의을 시작하면) 우리나라가 지켜야 할 것은 확실히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양국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처럼 양국 정상 간 밀월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일미군 주둔경비 부담을 늘리라고 압박하는 틈을 타 군사력 확대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참의원 대표질문에 참석해 “안전보장의 근간은 스스로의 노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방위력을 강화해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 3월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한 개정 안전보장관련법을 시행하고 헌법 9조 개정을 추진하는 등 ‘전쟁 가능 국가’로 변신하기 위한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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