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경 주미얀마 대사가 박근혜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고 인정했다.
3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유 대사는 조사에서 “최 씨를 여러 차례 만났고, 최 씨의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고 진술했다.
이날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검팀 사무실로 소환된 유 대사는 사전에 “최 씨가 저를 면접에서 대사로 추천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최 씨가 저를 추천했다고 하면 굉장히 사람을 잘못 봤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반나절에 거친 특검 조사 결과 유 대사는 최 씨 추천으로 대사 임명이 됐다고 인정하면서 말을 바꾼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 대사는 지난해 5월 외교부 관료 이백순 씨에 이어 미얀마 대사로 임명됐다.
당시 외교 관련 경험이 전무한 유 대사의 임명을 두고 일각에서는 인사 배경에 누군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정부 차원에서 진행됐던 수백억원대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 예산을 배정받은 ‘K타운 프로젝트’에 최 씨가 특정업체 대행사를 선정해주는 대가로 회사 지분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유 씨를 미얀마 대사로 추천받을 수 있도록 압력을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씨는 2014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미얀마 순방을 앞두고 관련 프로젝트가 공론화됐다.
이 과정에서 최 씨의 계획에 협조하지 않았던 이백순 전 미얀마 대사가 경질되고 유 대사가 새롭게 임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 대사가 최 씨 추천 인사를 인정하면서 최 씨가 사적 이익으로 이권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에 대한 특검의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K타운 프로젝트가 정상 추진되지 못하고 중단됐지만 이권을 약속만 해도 처벌하는 데는 문제없다”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