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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 발동안 의회 첫 관문 통과

정부 "EU 협상결과도 의회 인준 받겠다"

상원 등 승인거쳐 내달 말까지 EU에 탈퇴 통보 전망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 Brexit) 발동안이 1일(현지시간) 의회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영국 정부는 EU와의 최종 협상 결과 역시 의회의 인준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오후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 탈퇴절차를 진행할 권한을 총리에게 부여하는 ‘EU 법안’을 찬성 498표, 반대 114표로 가결했다. 여당인 보수당은 물론 제1야당인 노동당 의원 대부분이 당론에 따라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노동당 의원 47명은 당론을 거부하고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법안심의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절차를 통과하면서 EU법은 다음 단계인 상임위원회 심의를 받게 됐다.

본격적인 법안 심의에 앞서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은 2일 의회에 출석해 ‘영국의 EU 탈퇴와 새로운 파트너십’이라는 내용의 백서를 발표하고 협상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백서에는 지난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중대연설을 통해 밝힌 원칙에 기초해 EU 단일시장을 완전히 탈퇴하되 EU와 EU외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준비해 경제적 불이익을 최소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EU법을 영국법으로 대체해나가는 ‘대(大)폐지법안’을 처리해 기업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메이 총리에게 협상의 백지수표를 주지 않겠다”는 노동당 의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EU와 협상과정을 의회에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협상 종료에 앞서 상하원의 동의 절차를 밟겠다고 못 박았다.



영국 언론들은 노동당 일부 의원들이 백서 내용에 이견을 표하고 있지만 법안 통과에 제동을 걸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당 내 반란표와 스코틀랜드국민당(SNP)·자유민주당(LD) 등의 표를 다 합쳐도 과반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상하원에서 법안승인 절차를 마친 뒤 3월 말까지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달 자진 사임한 이반 로저스 전 EU 주재 영국대사는 이날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서 브렉시트 협상 초반이 400억~600억유로에 달하는 ‘이혼위자료’ 문제에 잠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 정부가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통 큰 위자료’ 지급이 유럽 시장 접근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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