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가장 손쉽게 될 수 있는 게 ‘치킨집 사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치킨 가게는 자영업 1순위다. 그러나 ‘치킨 가게’가 레드오션이 된 지는 오래다. ‘치킨집이나 차리자’고 했다가 ‘폭망’한 사례가 많음에도 개업 1년 만에 전 직장 연봉의 두 배인 1억 원을 벌어들인 노하우를 공개했다.
저자는 1982년생으로 서른네살이던 2015년 국회 비서관을 그만두고 치킨집을 차렸다. 예비창업자를 위한 지침서는 넘쳐났다. 접근성이 좋을 것, 유동인구가 많을 것, 큰 길가에 있는 가게를 얻을 것 등등 구구절절 맞는 말들이지만 이런 조건을 갖춘다고 해도 망해 나가는 게 치킨집이다. 이런 ‘꿀팁’들을 뒤로 하고 저자는 가게 자리를 보기 위해 목표 동네를 걷고 또 걸었다. 망원동에 창업하려던 그는 우여곡절 끝에 운 좋게 신촌에 입성하게 되는 과정은 흥미롭고 예비창업자가 가져야 할 자세이기도 하다. 저자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홀장사’ 대신 ‘배달장사’에 집중했다. 10평 남짓 가게는 주방이 대부분이 차지하니 테이블은 하나밖에 들일 수 없었던 것도 이유지만, 맥주 한잔에 ‘세월아 네월아’하는 고객은 받지 않고 포장주문 정도만 받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척척 쉽게 진행될 리가 있나. 배달 직원관리와 주상복합 등 새 아파트들이라는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넘쳐나는 치킨 등 야식 시장에 일자리는 넘쳐나고 직원들도 여기저기 ‘집시’처럼 잦은 이직을 한다. 또 배달업은 날씨에 상당한 영향을 받으며 ‘속도전’이기 때문에 각종 사고에 노출된 3D 업종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런 알려진 어려움 말고 새로운 배달의 어려움이 생겨났다. 바로 보안이 철저한 새로 지은 아파트들. ‘철통보안’으로 인해 배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주상복합을 뚫기 위해 배달업체는 따로 두는 경우도 있지만 저자는 아파트 비중을 확 줄이고 진입이 자유로운 쪽으로 선회한 것. 여기에 어느 조직에나 있는 직원 간의 갈등, 당연히 치킨집에도 있다. 사회에서도 인간관계에는 정답이 없듯 저자는 ‘정답은 없으나,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원칙’을 세워두는 것이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조언한다. 이외에도 저자는 치열한 경험을 토대로 ‘배달의 스타 찾기’, ‘직원 빠질 때 대비하기’, ‘수시로 구인 광고를 낼 것’ 등 현실적이고 디테일한 조언들을 내놓으며 “이 책이 ‘88만원 세대의 희망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만4,8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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