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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사일 쏜 이란엔 '채찍'...기업·단체 추가제재

이란 "제재땐 핵합의 파기 간주"

美-이란 다시 파국 치달을수도

미국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이란의 기업과 단체 20여곳에 추가 제재를 단행한다. 이란은 추가 제재시 핵합의 파기로 간주하겠다며 맞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해빙됐던 미국과 이란 관계가 다시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2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3일 중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제재 대상으로는 미사일 개발 및 테러와 관련된 기업, 단체 20여곳이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25곳의 블랙리스트를 기재한 초안을 작성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서 “이란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인 경고를 받았다”며 제재를 시사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어떤 선택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 29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등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이틀이 지난 시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및 서방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핵합의를 검토한 결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추가 제재를 하더라도 핵합의를 깨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도 이란 추가 제재에 우호적인 분위기다.



하지만 이란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합의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이란이 개발하는 미사일에는 핵탄두가 탑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는 만큼 탄도미사일 시험은 핵합의나 유엔 결의안과 무관한 주권행사라는 것이다. 2010년 채택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1928호 결의는 이란 정부에 대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가 파기될 경우 제2의 걸프만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했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인 인터내셔널크라이시스그룹의 알리 바에즈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불신이 여전한 상태에서 미국의 위협은 위험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양국 긴장이 자칫 통제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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