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 양국 정상이 국경 장벽 비용 부담과 관련한 공개적인 발언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존 켈리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향후 2년 안에 멕시코 장벽건설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 켈리 장관은 “장벽은 먼저 필요한 곳부터 건설된 뒤 차례로 채워갈 계획”이라며 “향후 2년 내 완료되기를 정말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 투입은 상대적으로 신속히 진행될 것이며 국경 보안요원들이 파악한 대로, 가장 먼저 필요한 곳부터 건설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집권 여당 공화당 지도부는 관리 등 부대비용을 제외한 순수 장벽건설 비용을 약 120억~150억 달러(약14조~17조5,000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예산을 투입해 장벽을 건설하고 추후 멕시코에 건설비용 상환 청구를 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멕시코는 예정됐던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등 장벽 건설 비용 부담 요구에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전화통화 이후 멕시코 대통령실은 “두 정상은 국경장벽 건설 비용 부담 주체라는 민감한 주제에 대해 명확하고 공공적인 의견 차이가 있음을 인식했다”면서 “논의를 통해 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건설 비용 부담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4월 미 의회에서 장벽 건설 비용에 대한 법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산안이 통과되려면 60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공화당 의원들(52명)이 모두 찬성한다 해도 8명이 부족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민주당이 포괄적인 이민개혁 정책을 원한다는 점에서 예산안 통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재서 인턴기자 wotj72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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