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착촌 건설이 중동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착촌이 평화의 방해물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정착촌을 확장하는 것은 중동 평화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에 대한 미국의 열망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양측이 평화적 협상을 하는 데 미국이 지원할 것”이라며 오는 15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 정상회담에서 관련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착촌 건설을 경계하는 트럼프 정부의 입장표명에 이스라엘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백악관의 요구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에 큰 실망감을 안겼다”며 “정상회담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의 발걸음이 무거워졌다”고 전했다. 다른 현지 언론인 예루살렘포스트도 백악관의 유감 표명이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미국이 기대와 다른 태도를 보였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친러시아 행보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AP통신에 따르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반환하지 않으면 미국은 대 러시아 경제제재를 풀 수 없다고 발표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안보리 첫 연설에서 러시아의 공격적인 행동을 비난해야 한다는 점이 안타깝다”면서도 “러시아와 더 나은 관계를 원하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생한 끔찍한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은 러시아를 규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크림반도의 통제권이 우크라이나에 돌아갈 때까지 미국의 대러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헤일리 대사의 유엔 안보리 첫 연설이 트럼프 정부보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에 가까울 정도로 러시아에 적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 행정부는 한편으로 그동안 금지돼온 미국 기업과 러시아 연방보안국(FSS) 간 거래를 일부 허용하며 러시아 제재를 완화하는 친러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AFC)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도입된 대러 제재를 일부 수정해 미국 기술기업들이 FSS와 제한적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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