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상당수가 업무와 스트레스, 시간 부족 등에 시달리면서도 자기계발 및 교양 쌓기 등을 위해 ‘독서’를 새해 목표로 설정하고 틈틈이 책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집에서 잠들기 전 책을 손에 들었지만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수단에서 짬을 내 책장을 넘기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바쁜 일상에서도 ‘한 줄의 위로와 조언’ ‘마음의 양식’을 찾으려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이 인터넷 교보문고 회원 중 직장인 985명(회사원·전문직·공무원·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설 연휴 직전 ‘독서 경향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9명(88.5%·872명)은 ‘매년 독서를 목표로 다짐한다(늘 다짐 584명·대체로 다짐 288명)’고 답했다. 특기할 만한 부분은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독서 목표를 세운 응답자의 71.4%(623명)가 ‘목표를 실행한다(늘 실행 142명·대체로 실행 481명)’고 답했다는 점이다. 설문 대상자가 독서에 관심 있는 온라인 서점 회원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상당히 높은 수치다. 작심삼일로 실패한다는 응답자는 233명(늘 실패 34명·대체로 실패 199명)이었다.
독서를 실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업무’가 36.5%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등 다른 여가 수단으로의 관심 이동(34.2%)’ ‘어려운 점이 없다(10%)’가 뒤를 이은 가운데 육아(4.8%)나 학업(1.6%) 등 다른 일과의 병행으로 인한 시간배분 문제를 꼽는 목소리도 있었다. ‘책 선택의 어려움’을 꼽는 응답(9.0%)도 눈에 띄었다.
많은 직장인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책을 손에 쥐었다. 10명 중 5명(51%)이 업무 외 여유 시간에 책을 봤고 잠자기 전(24.3%)도 주요 독서 시간으로 꼽혔다. 특히 15.4%는 출퇴근 시간을 책 읽기에 활용했다. 실제로 ‘책 읽는 장소’로 버스·지하철 등 교통수단(19.1%)이 집(61.3%)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과 중 따로 시간을 정해 책을 읽는다는 응답자도 5.4%나 됐다.
한편 올해 목표 독서 권수는 ‘10권 이상 15권 미만’이 17.3%(170명)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달성치 역시 10~15권이 28.4%(280명)를 차지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설문을 통해 드러난 책 읽기 계획 성공 여부는 ‘짧은 시간을 활용한 효율적인 독서 계획’ 및 ‘자신에게 맞는 도서 선정’ ‘(스마트폰 등 기타 여가 수단으로의) 주의력 분산 방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난도를 낮춘 책 선택’과 ‘주제별 멀티 독서’를 제안했다.
유희경 시인은 난도를 낮춰 책을 골라 ‘완독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처음부터 전문서를 파고들기보다는 입문서를 골라 수월하게 책장을 넘김으로써 ‘한 권을 모두 읽었다’는 만족감을 독서의 원동력으로 삼으라는 이야기다. 유 시인은 “한 권을 다 읽었다는 만족감을 느낄 때 독서에 속도가 붙는다”며 “평소 자기가 읽기에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던 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베스트셀러 담당 역시 틈새 시간을 이용할 때는 실용서나 가벼운 산문을 읽어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고의 깊이가 필요하거나 스토리가 이어져야 하는 긴 호흡의 글을 짧게 끊어 읽다 보면 맥이 끊겨서 독서의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완독이 아닌 ‘멀티 독서’로 접근할 수도 있다. 특정 주제를 선정해 그에 맞는 도서를 시간 또는 장소에 따라 달리 가져가는 식이다. 유 시인은 “주제에 맞춰 화장실에서 읽은 책, 차 안에 두고 볼 책, 사무실에서 펼칠 책 등을 나눠 놓으면 각각의 책 사이에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다 읽지는 못해도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을 효율적으로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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