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가 지난 2015년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공정위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뒤 신규 순환출자가 발생했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청와대가 이를 막기 위해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6일 한겨레는 특검이 지난 3일 공정위 부위원장·사무처장·경쟁정책국장·기업집단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2015년 말 공정위에 여러 번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담긴 ‘외압 일지’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일지가 기재된 메모는 특검이 압수한 경쟁정책국 기업집단과 A서기관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이에 특검은 A서기관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추가로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는 삼성 합병안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를 통과한 2015년 7월 10일, ‘순환출자 해소’라는 메모가 적혀 있다. 특검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뒤 공정위에서 삼성이 합병 신규 순환출자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겠다고 나서자 청와대가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유리한 승계 구도를 만들기 위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지를 확보했다”며 “실제로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는 앞으로 조사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홍주환 인턴기자 theh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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