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탑은 7매의 지대석 위에 커다란 사각형 석재 8개를 2단으로 쌓아 기단을 만든 전탑(塼塔, 흙으로 구운 벽돌로 쌓은 탑)형 석탑이다. 하지만 탑을 이루는 몸돌은 하나의 석재를 썼고, 별다른 장식을 하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1층 옥개석(屋蓋石, 지붕돌)의 네 모서리에는 풍탁(風鐸)을 달 수 있는 구멍이 있다. 석탑은 본래 절터에 무너져 있었는데, 2000∼2001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발굴조사를 통해 2002년 복원됐다. 석탑의 최상부 옥개석 아래는 대부분 원부재가 활용됐다.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은 경주 남산 주변에 있는 또 다른 전탑형 석탑인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보물 제65호)과 ‘경주 남산동 동삼층석탑’(보물 제124호)이 9세기께 유물이라는 점으로 미뤄 이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보물로 지정된 경주의 전탑형 석탑들보다 옥개석을 받치는 돌의 단수가 작고, 더 길쭉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건립 시기가 다소 늦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석탑이 있는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에 관한 기록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탑이 있던 자리 주변에서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쓴 ‘용장사’(茸長寺)와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용’(茸) 자 기와 등 명문기와 9점이 출토됐고, 절터의 다른 지역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와당(瓦當)이 나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분청사기와 백자 조각이 발견돼 학계에서는 9세기 후반께 절이 창건돼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주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은 일부 파손됐으나 상륜부가 남아 있고 원위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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