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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을 밖으로 내몰수록 가계소득 주는 불편한 진실

경제가 성장하면 가계소득도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 흐름이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투자가 늘어나고 이는 곧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는 이런 선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고 있다. 이는 국민총소득(GNI)에서 가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현재 GNI 1,565조8,155억원 가운데 가계 부문 소득은 970조3,642억원으로 6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1998년(72.8%)과 비교해 20년 사이 10%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 비중은 13.9%에서 24.6%로 껑충 뛰었다.

기업소득은 늘어나는데 가계소득이 줄어드는 것은 기업 투자가 국내보다 해외로 몰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소득이 국내 투자로 연결돼 고용이 늘어나면서 가계소득 증대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해외 투자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액은 전년(350억달러)보다 15%나 늘어난 402억3,000만달러에 달한 반면 국내 설비투자액은 180억8,000만달러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기업 투자가 해외로 몰리면 당연히 국내의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것이 비정규직이다. 가계소득이 늘어날 리가 만무하다.

기업들이 국내 투자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각종 규제의 탓이 크다. 우리나라는 투자하려 해도 입지 규제로 기업들이 수도권 같은 경쟁력 있는 장소에 투자를 할 수 없을 정도다. 지금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기술 개발로 새 먹거리 창출에 심혈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드론과 자율주행차는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막혀 있고 원격의료 서비스는 의료법이 가로막는 식이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업의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노동개혁을 통해 비정규직 해소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그런데도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말로만 성장을 외치고 있다. 연목구어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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