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토론 거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수첩만 보고 발언해 수첩공주라는 별명을 얻더니 문 전 대표는 대본이 없으면 모든 대화를 거부하는 대본정치를 할 것이냐”고 9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 전 대표가 미꾸라지처럼 검증무대를 빠져나갈수록 후보 검증이라는 민주주의 정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고 대변인은 “저번에는 황교익씨 핑계를 대며 KBS토론회를 거부하더니, 이번에는 민주당에서 준비한 광주 토론회마저 불참을 통보하고 무산시켜 당내 대선 후보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문 전 대표는 ‘토론을 받아들이겠냐’는 질문에 ‘탄핵 자체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어서 정치권이 더 긴장해서 탄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며 “대선 후보로서 방문, 정책 발표 등의 홍보활동은 별 문제가 없고 유독 토론회만 탄핵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 전 대표 주장대로라면 방송, 민주당이 마련한 토론회는 탄핵 집중을 방해하는 계략이냐”며 “해명이 구차하기만 하다”고 질타했다.
고 대변인은 문 전 대표가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은 결국 지난 대선에서의 검증 부족이 원인이었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검증부족은 문제가 되지만 본인에 대한 검증부족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문 전 대표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이중잣대가 놀랍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