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9일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거쳐 새로운 정강·정책을 확정했다. 전날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한 데 이은 또 하나의 당 쇄신 행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만든 당명과 정강·정책을 새누리당이 바꾸기로 나선 것은 대통령과 당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등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2012년 당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었던 박 대통령이 지난 여의도 당사 현판식을 주관할 만큼 애착을 보였던 당명이었다. 새누리당은 정강·정책에서도 박 대통령의 색채를 지우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박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으며 정강·정책 첫머리에 등장하는 ‘국민의 행복’이란 문구를 삭제했다. 정강·정책에서 ‘국민의 행복’이라는 부분을 삭제한 것은 ‘최순실 사태’를 거치면서 대통령 탄핵으로 나타난 현재의 혼란이 국민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당내 반성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정강·정책에는 “권력이 남용되거나 자의적으로 행사되지 않도록 한다”고 명시할 만큼 쇄신 노력을 적극 반영했다. 정강·정책의 제목도 ‘국민과의 약속’에서 ‘우리의 사명’으로 바꿨다.
강령 아래 10개의 기본 정책을 제시했던 기존의 정강·정책 틀도 7가지 핵심 가치만 제시하는 것으로 바꿨다. 새누리당이 제시한 7가지 핵심 가치는 ▲헌법가치와 법치주의 존중 ▲국가안보와 국민안전 우선 ▲자유와 책임의 조화 ▲공동체 정신과 국민통합 지향 ▲긍정의 역사관과 국가 자긍심 고취 ▲지속가능성 중시 ▲열린 자세로 변화·혁신 추구다. 김광림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장은 브리핑을 열고 “헌법적·보수적 가치와 국민 신뢰를 확산시키는 것을 강령에 담았다”며 “이에 기반해 앞으로 기본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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