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최순실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최순실 집에서 일했던 가사도우미의 증언을 토대로 ‘비밀 금고’를 찾기 위해서였다.
특검팀 수사관들은 6시간 동안 최씨의 집을 뒤졌지만 금고를 확보하지 못했다. 최씨가 구속되기 전 집 안의 물건을 모두 치웠기 때문이라고 특검팀은 설명했다.
사라진 비밀 금고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특검팀은 최순실이 숨긴 금고에 ‘국정농단’ 혐의를 밝혀줄 각종 물증과 수표 등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비밀 금고는 ‘최순실 게이트’의 문을 여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취재진은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금고의 행방을 추적했다. 최씨의 금고 부품과 사진 등 금고의 흔적을 찾은 취재진은 ‘금고지기’로 알려진 장시호의 옥중 인터뷰를 통해 비밀 금고 행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한때 최순실의 최측근으로 불리며 최순실의 ‘아바타’였던 장시호. 그는 최순실이 사용한 태블릿PC를 특검에 임의제출하며 이모와 등을 돌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측근에서 ‘고발자’로 돌아선 그가 ‘비밀 금고’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연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장시호의 수행비서 유모씨를 다시 만났다. 지난해 11월 ‘최순실 게이트 추적 2탄’에서 놀라운 비밀을 털어놨던 유씨는 최근 취재진을 만나 “최순실이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간직한 수십 개의 비밀 파일을 건넸다. 유씨는 “최순실의 복수가 무서워 망설였는데 이제는 밝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카 장시호는 법정에서 이모 최순실을 저격 중이다. 두 번째 태블릿 PC를 특검에 제출한 것도 바로 장시호다. 이 둘은 왜 원수가 됐을까?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실무를 총괄하며 최순실과 장시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유씨가 그 이유를 생생하게 털어놨다.
수행비서 유씨의 비밀 파일은 더욱 놀라웠다. 특히 ‘회장님 말씀자료’에는 “동계스포츠 영재들이 삼성 로고를 달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것”이란 이유로 삼성 지원을 요구하라는 ‘지시’가 적혀 있다. 영재센터와 삼성 지원은 장시호와 김종 전 차관의 합작품이란 최순실의 주장을 뒤엎는 것이다.
이규연 탐사기획국장은 “수행비서의 비밀 파일이 이번 재판에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국 곳곳을 거점으로 하는 ‘스포츠특성화 학교 설립’, ‘오방색을 적용한 태권도복 교체’ 등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사업 계획 파일도 전격 공개된다. 1벌당 약 8만원인 태권도복 교체는 실제로 추진됐다. 전 세계 태권도인 1억 명이 도복을 바꿀 경우 약 8조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미르? K스포츠와는 비교되지 않는 가장 큰 이권이었던 셈이다.
수행비서 유 씨의 추가 증언과 최초로 공개되는 비밀 파일들. 그리고 취재진이 어렵게 성사시킨 ‘장시호 옥중 인터뷰’는 12일(일) 밤 9시 40분 방송되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스나이퍼 장시호, 최순실 겨누다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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