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사실 한 가지는 북한이 고각(高角) 발사했다는 점이다. 직각에 가까운 각도로 탄도미사일을 쏘면 최대사거리를 줄이면서도 데이터 수집과 발사 신뢰도 향상 등을 꾀할 수 있다. 고각 발사로 사거리를 줄였지만 군은 최소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 ICBM급이라면 최대고도가 더 높아야 하고 아무리 막 나가는 북한이지만 자칫 미국의 선제공격을 야기할 수도 있는 ICBM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에서다.
북한이 쏜 탄종이 무엇인지에 대한 보다 확실한 분석은 이르면 13일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들의 선전을 들어보고 한미 양국이 정보를 분석하려면 적어도 하루 이상 시간이 걸린다. 군사 전문가들도 쉽사리 추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노동 개량형이거나 무수단 변형,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KN-11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어떤 탄종이든 우리로서는 방어가 쉽지 않은 미사일이다.
발사가 단 한발에 그쳤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북한의 지난해 18차례 미사일(대구경 방사포 3회 포함) 발사 가운데 무수단급 발사 시도는 8차례에 달했다. 하루에 두 차례나 시도한 적도 있었다. 반면 이번에는 단 한 발만 발사했다. 군은 가능성이 없다고 보지만 ICBM의 연료를 다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실험을 강행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무수단이 어떤 연료를 쓰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실전배치 물량에는 액체연료가 쓰인 반면 시험발사용 물량에는 고체연료가 쓰였다는 주장도 제기돼왔다. 북한은 지난달 남포 인근의 잠진미사일공장에서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2기를 제작했으며 군과 정보 당국은 발사장소로 평북 구성의 방현비행장 일대를 주시해왔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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