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취업시장이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선·해운 등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국내 2,11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918개 회사 중 절반도 안되는 410곳(44.66%)만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답했다. 그나마 이들이 계획한 올해 채용규모는 4만5,405명으로 지난해 뽑은 4만7,916명에 비해 5.24% 줄었다. 이외에 326곳(35.51%)은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했고, 182곳(19.83%)은 아예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예년보다 더 어려워진 상황에서 취업준비생들은 어떻게 직장을 구해야 할까. 인크루트 관계자는 “회사들이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지원 서류만 많이 내는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채용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전략을 잘 세워 효율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취업 전문가들은 우선 수시채용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최근 인크루트의 2017 채용동향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6.8%는 신입사원 채용 시 ‘소규모 수시채용을 하겠다’고 답했고, ‘대규모 공채와 수시를 병행할 것’이라는 답변이 41.1%로 뒤를 이었다. 인력이 필요하면 그때그때 사람을 뽑겠다는 것이다. 수시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채용기준은 직무역량 평가다. 취업 후 본인이 맡아야 할 일을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는 지를 채용과정에서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턴십 등을 통해 현장 업무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 막연하게 본인의 잠재력만 강조하다가는 구직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대기업들이 상명하복식 기업문화를 버리고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기업들이 강조하는 조직문화는 부서 간 소통을 강화해 상호 공감대를 확산하고 행동케 할 열린 조직문화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새로 조직을 정비하는 데 필요한 인력의 성격이 무엇일지 생각해 봐야 한다. 막연히 자신의 협동력, 친화력 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의 조직문화에 대한 정보를 먼저 취득해야 한다. 기사 스크랩, 인터넷 검색, 홈페이지 방문 등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변화하고 있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의 성격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보고 면접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에피소드 등을 찾아보자.
올해 당장 취업을 해야 하는 인문·사회 계열 학생이 아니라면 장기적으로 이공계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복수 및 부전공, 각종 자격증 취득, 인턴십 등이 방법이다.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이공계열 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크루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자연·이공 계열’ 학생을 뽑겠다고 밝힌 기업은 전체의 34.6%를 차지했다. 하지만 ‘인문·사회 계열’ 학생을 뽑겠다는 기업은 6.8%에 그쳤다. 최소한의 인력을 뽑으면서 업종 관련 전문지식을 겸비한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깊이 있는 이공계 지식에 경제·경영·인문학까지 다양한 지식의 스펙트럼을 갖춘 융합형 인재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도움말=인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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