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범(凡)보수 진영에서 제기되는 차기 대선 ‘보수 후보 단일화’ 논의에 참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새누리당을 탈당해 창당한 만큼 새누리당·친박 세력과의 연대는 없다며 선을 그은 셈이다.
당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이 깊은 바른정당이 연대가 아닌 독자 행보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는 중도보수층의 표심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이 당 지지율 변화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대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취합한 결과 이 같은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이른바 범보수 연합론, 대연정 등의 문제로 당이 제대로 된 길을 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차기 대선은)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세력과의 연대는 있을 수 없다는 의견들이 가장 많았다”며 “유승민·남경필 두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대선 승리의 길을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당은 이를 위해 경선 일정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가급적 빨리 대선 경선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경선 룰에 대한 논의는 오는 20일까지 매듭짓고 대선기획단을 출범시켜 대선 체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특히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재등판론’에 대해서도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이 부분에 대해 밤샘 끝장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
유승민·남경필 등 당내 주자들이 한 자릿수 지지율에서 맴돌며 고전을 면하지 못하자 무게감 있는 보수 주자가 등판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이 이를 뒤집고 전격 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초단체장 공천 제도 폐지와 지방분권 의제 주도, 정책연구소의 조속한 출범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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