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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판 ‘로드니 킹’ 사건에 들끓는 민심··경찰서도 습격당해

파리 근교 폭력시위 확대

프랑스 경찰의 흑인 청년 성폭행과 집단구타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격화하면서 파리 근교의 경찰서도 화염병 공격을 당했다. 프랑스 정부가 “사법당국을 믿어달라”며 시위대를 설득하고 있지만 들끓는 민심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자칫하다가는 26년 전 미국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제2의 로드니 킹’ 사건이 프랑스에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르파리지앵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파리 남서부 에손의 레윌리스 경찰서가 지난밤 사이 수차례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12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현지시간) 20여 명의 시위대가 몰려와 화염병과 돌을 경찰서 건물에 던지는 등 총 3차례의 습격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위대는 당초 거리를 순찰 중이던 경찰 차량을 공격했다가 이 순찰차가 시위대를 피해 경찰서로 들어오자 경찰서 건물까지 습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위대가 투척한 화염병에 경찰 차량 세 대가 불에 탔다.

지난 11일 저녁과 밤에도 파리 북부 외곽도시 보비니의 시위가 폭력으로 번져 차량이 불타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이곳에서는 시위대가 불 지른 차량에 타고 있던 소녀가 16세 흑인 청년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되는 일까지 있었다.

이날 보비니가 위치한 파리 북부의 센생드니 지역에서는 폭력 시위 가담자 37명이 연행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파리 북부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매일 저녁과 밤에 폭력시위가 일어나 차량이 불에 타고 상점이 공격받는 등 폭력시위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잇따르고 있는 폭력 시위의 발단은 지난 2일 파리 교외 서북부 올네수부아에서는 22세 흑인 청년이 검문을 하던 경찰관들에게 성폭행과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이다.



해당 경찰들은 직위 해제된 뒤 성폭력과 집단폭행 등의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올네수부아에서 흑인과 아랍인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가 폭력양상을 보이기 시작하자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직접 피해 청년 ‘테오’가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해 위문하기도 했지만, 시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11일 밤(현지시간)에는 폭력 시위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강도들이 한국인 관광객이 타고 있던 버스에 올라타 여권과 고속철도 승차권이 든 가방 등을 강탈해 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브뤼노 르루 내무부 장관은 연일 폭력시위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방송들과 인터뷰에서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규탄하며 진정을 요구한다”면서 “사법당국의 조사에 신뢰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로드니 킹 사건은 흑인 노동자 로드니 킹이 1991년 3월 3일 과속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관 4명이 집단구타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기소된 백인 경찰들은 무죄로 평결이 났고 이에 분노한 흑인들이 1992년 4월과 5월에 걸쳐 미국 로스엔젤레스 일대에서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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