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법원이 공공장소에서 밸런타인데이 기념 행사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매셔블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은 밸런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관청·공공장소에서의 관련 행사 및 기념, 미디어를 통한 밸런타인데이 홍보 등 행위를 금지했다.
이번 명령은 밸런타인데이가 이슬람 교리에 반한다고 주장하는 개인의 청원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즉시 발효됐다.
법원의 밸런타인데이 금지령이 실효성 있을지는 의문이다. 파키스탄 국민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해 찬반 갈등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
파키스탄의 한 네티즌은 “밸런타인데이가 금지됐다니, 오늘 일어난 자살 폭탄테러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없겠군”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도 “발렌타인데이 말고 테러에나 신경 써라”면서 법원의 뜬금없는 결정에 반발하는 글을 올렸다.
반면 지난 1월 파키스탄 카라치에서는 밸런타인데이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려 발렌타인데이용 선물을 태우는 등 퍼포먼스가 벌어지기도했다.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에 맘눈 후세인 파키스탄 대통령은 “밸런타인데이는 무슬림 문화와도 맞지 않는데 우리나라에서 기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 이에 파키스탄 내 일부 지방정부는 관련 행사를 금지했으나 대도시에서는 대체로 기념일을 즐겼다.
한편 파키스탄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이란,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밸런타인데이는 금지되어 있다. 인도네시아의 일부 무슬림은 이날 초콜릿과 콘돔을 팔지 못하도록 상인들을 협박하기도 한다.
/최재서 인턴기자 wotj72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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