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형적 내러티브 구조의 해체를 시도하는 복합적 스크린 배치 방식은 관객들에게 이미지를 지각하거나 그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과정에 있어서 영화 관람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탈식민주의, 글로벌 자본주의, 이산과 이주 그리고 인종 및 성적 소수자의 정체성 등을 소재로 삼았던 아이작 줄리언의 작업은 트럼프 집권 이후 도래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와 대비하여 그 시의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2017-18 한 ∙ 영 상호 교류의 해” 첫 번째 전시 사업의 일환으로 아이작 줄리언의 개인전 <아이작 줄리언 : 플레이타임>을 개최한다.
자본, 경제 위기 그리고 미술시장 등 글로벌 환경의 회피할 수 없는 문제들을 묵시론적 시각으로 제기하는 전시이다.
아이작 줄리언의 본격적인 국내 최초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전시 표제를 이루는 핵심 작품인 7채널 영상 설치 작업 <플레이타임 Playtime>(2014)을 위시하여, <자본론 KAPITAL>(2013) 그리고 <레오파드 The Leopard>(2007)의 세 작품으로 구성된다.
총 런닝 타임 67분의 <플레이타임 Playtime>(2014)은 이번 개인전의 핵심을 관통하는 작품으로서, 작품 제목은 프랑스의 영화감독 쟈크 타티의 <플레이타임 Playtime>(1967)에서 차용했다.
플랫폼-엘의 지하2층 라이브홀에 7개의 초대형 스크린과 함께 설치될 이 작품은 본 공간만의 건축 음향 시설과 높은 층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다른 어떤 미술관에서도 기대할 수 없는 장소적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작가는 <플레이타임 Playtime>(2014) 제작을 위해 2013년 런던의 헤이워드 미술관에서 영국의 유명한 사상가 데이빗 하비와 21세기 현재 『자본론』의 의미에 대한 공개 대담을 진행했다. 청중 맨 앞줄에 자리한 스튜어트 홀도 질문자로서 이 대담에 참여하고 있다.
싱글 채널 버전 <레오파드 The Leopard>(2007)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화려한 바로크 풍의 궁전을 배경으로 촬영한 이 작품은 동일한 장소에서 영화를 촬영한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루치노 비스콘티의 <레오파드>에서 제목을 빌려왔다. 작품은 서구의 근대가 품어왔던 꿈과 실패한 희망에 대해 성찰한다. 이 작품은 플랫폼-엘 3층 전시장에 블랙박스 형태로 설치되며 최적의 관람 조건에서 구현된다.
<아이작 줄리언 : 플레이타임 / ISSAC JULIEN : PLAYTIME> 전은 2월 22일부터 4월 30일까지 :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전관에서 만날 수 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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