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말 한마디면 다…" 고영태-김수현 녹취록에는

고씨 음성 들어있는 녹취 파일만 2,000여개

헌재, 국정농단 관련 29개 파일 증거 채택

지난 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14일 탄핵심판 13차 변론에서 증거로 채택한 ‘고영태 녹취 음성파일 29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입수한 녹취록에는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고씨,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 등과 나눈 대화가 담겨 있다.

녹취록 일부를 보면 고씨는 “진짜 VIP(대통령)가, VIP는 ‘이 사람(최순실)’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연설문 토시 하나, 무슨 옷을 입어야 하고…”라고 말했다. 이어 “전혀 비서에 대해서 모르는 애들을 갖다 놓고, 헬스장 트레이너를 비서로 꽂아놨으니…”라며 “VIP가 신임해봤자야, 다 소장(최순실) 말 한 마디면 까내는 거야”라고 했다.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이 수면 위로 드러날 즈음에는 “대통령은 뭐야, 소장을 지키기 위해서 이 정책수석을 책임지고 날아가는 걸로 끝낼 거야, 아마…”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김씨가 “한 십여채 지어가지고 맨 앞, 끝에 큰 거는 VIP…, 맨 끝에가 VIP가 살 동이고”라고 박 대통령이 퇴임 후 최씨 등과 함께 거주할 집을 짓기 위해 나눈 대화도 담겨 있다.

이밖에 SK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방안, 누슬리가 평창올림픽 공사에 참여할 수 없을 가능성이 커지자 대책 논의, 비덱스포츠와 삼성의 관계, 관세청 차장 및 기획조정관 인사와 관련한 대화도 포함됐다.



이날 증거로 채택된 녹취 중엔 논란이 됐던 ‘고영태와 최순실의 관계를 이용해 36억원 관급공사를 관철시켜 나눠먹겠다’고 하는 고씨 주변인물들의 대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국회 측은 이런 부분은 대통령 탄핵심판 본질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녹음파일 일부엔 “내가 제일 좋은 그림은 뭐냐면…이렇게 틀을 딱딱 몇 개 짜놓은 다음에 빵 터져서 날아가면 이게 다 우리 거니까 난 그 그림을 짜고 있는 거지”라는 고씨의 언급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고씨가 “내가 재단에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아. 이사장하고 사무총장하고 쓰레기XX 같아…정리를 해야지. 쳐내는 수밖에 없어”라며 “…거기는 우리가 다 장악하는 거제”라고 말한 내용도 공개된 바 있다.

2,000여개에 달하는 고씨 관련 녹취파일을 두고 최씨 측은 녹음 파일 전체를 변호인단에 제공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날 헌재는 국회 소추위원단이 신청한 고영태 관련 녹취록 29개를 대통령 대리인단의 동의를 받아 증거로 채택했다.

/강신우PD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