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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톡] 문희준X장현승, '새로운 출발' 앞두고...돌아선 팬심

안티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돌아선 팬이라고 했던가.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마음이 실망과 미움으로 변하는 순간, 그 상황에 맞닥뜨린 연예인 역시 마냥 편하지는 않다. 최근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달궜던 문희준과 장현승 역시 같은 듯 다른 모습으로 돌아선 일부 팬심과 마주하고 있다. 대체 무엇이 현재의 상황으로 이끌었을까.

가수 문희준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사진=오훈 기자




▲문희준 팬, 안티와 함께 싸우며 생긴 ‘전우애’...특별했던 만큼 서운함도 커

연예계에서 문희준과 그들의 팬이 형성한 돈독한 관계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데뷔 20년이라는 단편적으로 드러나는 수치 이외에도, 인터넷 초창기 누리꾼의 조롱이 대상이 된 문희준을 위해 ‘100만 안티’ 함께 싸워온 팬들에게는 단순한 가수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러한 팬들의 믿음에 문희준 역시 ‘팬들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진 적이 있다’ 등을 언급하며 ‘공식 팬바보’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던 가운데 문희준이 크레용팝 소율과 깜짝 결혼발표를 하면서 조금씩 잡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팬들은 자신들을 ‘시누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지적과 함께 예비 신부 소율의 ‘관크(관객 크리티컬의 준말)’ 목격담 등을 언급하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여기에 결정적인 불씨를 던진 것은 문희준이 방송에서 했던 발언이었다. 방송 당시 상황은 으레 장난처럼 주고받는 일종의 분위기 전환용 멘트로 흘러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미 적지 않게 서운함이 쌓였던 팬들은 ‘아 다르고 어’ 다른 이 발언 때문에 서운함을 분노로 표출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결혼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냐’라는 홍경민의 질문에 ‘그러려고 돈을 번 게 아니냐’는 답이었다. 다소 높게 책정되었던 20주년 콘서트 티켓 가격에 대해 의문을 가지던 팬들은 이 발언으로 인해 자신의 ‘팬심’이 결혼 비용 마련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한 기분을 느꼈던 것.

문희준 역시 억울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필편지로 처음 결혼 소식을 전했던 자신의 팬카페에 “‘그러려고 돈 번 거 아니냐’는 말은 ‘돈을 쓸 때 써야 한다’는 의미였다. 한 순간도 팬들을 ATM으로 생각한 적 없다”고 해명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논란은 승자도 없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형국이 됐다. 문희준이 “이제는 공연조차 하기 두렵다. 결국 가수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 버리고 있는 것 같아 너무 답답하고 슬프다”고 표현할 만큼 무대에 설 용기를 잃게 됐다면, 그의 팬들은 20년 동안 바쳤던 열정이 한 순간에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는 허무함과 마주했다.

물론, 문희준은 결혼식 당일 기자회견에서 “20년간 감사하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활동해왔다. 내가 더 잘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팬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오해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며 다시 한 번 팬들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것은 그가 가수로서 다시 활동을 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팬들의 응원 때문에 나온 사과로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의 관계에 ‘왜곡’이나 ‘오해’만큼은 없어야 한다. 문희준과 팬들이 함께 보낸 20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한 순간 돌아서기에는 너무도 많은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가수 장현승/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탈퇴 장현승, 굳이 새로운 시작에 ‘비스트’를 넣어야 했나

장현승 역시 최근 활동 재개를 알리는 과정에서 논란을 야기했다. 지난 해 4월 19일 소속사의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비스트 탈퇴를 공식 발표했던 장현승은 비스트 활동 당시 파트 건너 뛰기, 영혼없는 안무, 팬미팅 불참 등 무성의한 태도 등으로 인해 팬들과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았다.

당시 장현승은 ‘좋지 않은 소식으로 많은 팬 분들께 심려 끼쳐 드리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 논란이 된 부분들은 변명의 여지없이 제 불찰이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며, 제기된 논란이 사실임을 인정한 바 있다.

그 이후 윤두준, 이기광, 양요섭, 용준형, 손동운이 추가 멤버 없이 5인 체제로 팀을 이어갈 것임을 발표했고, 탈퇴한 장현승은 솔로 가수로 음악에 전념할 것임을 밝히면서 잡음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해 10월, 5인의 비스트 멤버들이 소속사인 큐브 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새 소속사 ‘어라운드 어스’를 설립하게 되면서 ‘비스트’라는 상표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큐브 엔터테인먼트 측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상표권 등록을 마친 상태여서 ‘윤이양용손’으로 불리는 5인 멤버들은 ‘비스트’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어떤 음반이나 공연 활동을 할 수 없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큐브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던 비스트 팬들은 최근 장현승을 주축으로 새로운 비스트가 탄생할 것이라는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공식 보도로 인해 분노가 극에 달하게 된다. 일부 팬들은 ‘장사 잘 되는 가게 내쫓은 뒤, 거기에 똑같은 가게를 차리는 건물주’와 다를 게 뭐냐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물론, 장현승 역시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뭔소리지 이게. 태어나서 처음 듣는 이야긴데. 그럴 생각도 전혀 없고. 나 진짜 가수가 인스타로 해명하는 거 진짜 멋없다고 생각하는데 가만있을 수가 없어서’라는 글을 남기며 적극 부인했다. 하지만 현재 게시물은 삭제됐고, 이후 자신의 사진 한 장을 올렸지만 그 어디에도 향후 방향에 대한 언급이나 해명은 없었다.

팬들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3인 체제 비스트’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현승의 음악적인 열정이 어떠하든 간에 탈퇴한 그가 다시 비스트로 나오는 것 자체가 둥지를 떠난 ‘윤용양이손’ 5인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미 팬들에게 ‘신뢰’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잃은 상태에서 재출발을 알린 장현승이 과연 그 비난까지 떠안고 시작할 이유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의문을 자아낸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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