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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라디오 DJ 맡은 최수종] 실시간 소통 라디오에 격세지감...세대 아우르는 DJ 기대하세요

'보이는 라디오' 있는 날엔

청취자들에 막춤 이벤트도

아픈 사연 공감·위로하는

푸근한 '이웃집 아저씨' 될것

KBS 해피 FM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의 진행을 맡은 디제이 최수종이 지난 13일 여의도 K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1987년 KBS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로 데뷔와 동시에 반듯한 이미지의 청춘스타로 우뚝 섰던 배우 최수종(사진·55). 2000년대에는 중후하고 진중한 매력으로 주로 왕을 연기했던 그가 ‘이웃집 아저씨’ 같은 디제이로 변신했다. 지난 6일부터 매일 오전 9시 KBS 해피FM(106.1MHz )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를 맡은 그를 최근 여의도 K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라디오 전성시대였던 1988~1990년 ‘밤을 잊은 그대’를 진행한 뒤 KBS라디오로 돌아온 게 27년 만이다.

“옛날 팬들의 선물은 하나하나 손으로 만든 종이학, 학알이 많았어요. 사연도 손글씨 엽서랑 편지로 받았죠. 지금은 문자로, 홈페이지로 실시간 반응이 오는 게 신기합니다. 예전의 라디오는 듣기만 하던 매체였는데 요즘은 저의 진행 모습이 ‘보이는 라디오’로도 보이니까 종이컵에 물 떠 놓은 걸 보신 팬이 텀블러를 선물하셨어요.진정 격세지감을 실감합니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그는 재빠르게 적응 중이다. ‘보이는 라디오’가 있는 날이면 청취자들에게 더 재미있는 모습을 선사하고자 빨간 머리띠에 막춤까지 감행(?)했다. ‘애처가 남편’으로 아내 하희라를 위해 구상했던 각종 이벤트 아이디어가 요즘은 청취자들을 향하는 셈이다.



처음 디제이 자리에 앉았던 시절에서 30년이 흘렀지만 라디오가 팬들과 가장 친밀함을 나눌 수 있는 소통 매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고사 끝에 KBS의 디제이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이 같은 생각이 주효했다. “마음 아픈 사연이 오면 나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쉬는데,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이 공감하는 한숨 소리에 청취자들은 위로받을 것”이라는 그는 “20대에는 주로 청소년 팬들의 사연에 공감해주고 위로할 수 있었다면 50대가 된 지금은 모든 연령대와 소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전 11시 방송 후 제작진과 회의를 마친 최수종은 보통 방송국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식당 아주머니들이 알아봐 주시고, 반가워하시면서 밥이랑 반찬도 많이 주세요. 제가 교회를 나가는데 일요일도 생방송으로 청취자들과 만나고 싶어서 방송이 끝난 후에 교회에 가요.” 그의 진심과 애정이 주파수를 타고 흐르는 이유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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