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을 학생들이 하고 있죠”
서울 종로구 (구)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곁에는 ‘소녀상 지킴이’가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 이틀 뒤인 2015년 12월 30일을 시작으로 404일(2017년 2월 5일 기준)째 24시간 노숙하며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이들은 20대 초반의 학생들이다.
이들이 머무는 곳은 공사장 도로 한복판에 있는 비좁은 비닐 천막이다. 한 눈에 보기에도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소녀상을 지키려는 학생들의 의지는 확고했다. 취재진이 방문한 날, 궂은 날씨에도 자녀와 함께 소녀상을 방문한 최형정 씨는 지킴이들에게 따뜻한 캔 커피를 건네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같은 날 일본인 키무라리에(46.여) 씨는 한글로 직접 쓴 사과문을 가져와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틀 후,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또 다른 소녀상에선 크고 작은 실랑이가 이어졌다. 불법부착물을 놓고 소녀상 관리를 약속한 동구청이 사실상 손을 놓아 시민들과의 갈등이 고조된 것이다. 부산 소녀상은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1주년을 맞아 시민단체가 기습 설치해 4시간 만에 동구청에 의해 강제 철거되었으나, 비난 여론에 이틀 후 재설치 했다. 이에 대학생 동아리 ‘부산 대학생 겨레하나’는 지난달 18일 ‘소녀상 지킴이’ 발족식을 열고 지킴이 활동을 시작했다.
소녀상 지킴이들은 왜, 무엇을 위해서 소녀상 지킴이를 자청하고 있고, 그곳에선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한?일 외교 갈등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소녀상. 그 소녀상을 지키는 청춘들을 이번 주 ‘뉴스토리’에서 100시간 동행 취재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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