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보좌관 후임으로 낙점된 로버트 하워드(사진) 예비역 중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의를 거절했다. 안보사령탑의 후임 인선이 차질을 빚으면서 안보공백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워드 중장은 1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개인적인 이유로 안보보좌관직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으로 사임한 플린의 후임 자리를 제안했으나 그는 심사숙고 끝에 이를 고사했다. 그는 성명서에서 가족이나 경제 등 개인적인 문제와 함께 “나라를 위해 봉사하려면 하루 24시간 주 7일의 집중과 헌신을 해야 하나 나는 그런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고사 이유를 밝혔다.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출신인 하워드 중장은 현재 미국 최대 방위사업체 록히드마틴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부문 사업을 총괄하며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록히드마틴 고위간부인 그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많게는 수백억원의 연봉을 포기해야 한다. 수석보좌관의 연봉은 2억원 정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보좌관직을 포기한 진짜 사정은 따로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NSC 운영을 위해서는 측근들이 필요한데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고위급 자문역들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하워드 중장이 캐슬린 T 맥팔랜드 NSC 부보좌관의 유임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이 있었다는 관계자의 증언도 나왔다. 미 CBS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사임 이후에도 맥팔랜드 부보좌관을 유임시키겠다고 했는데 이를 하워드 중장이 반대했다”고 전했다.
한편 안보보좌관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안보공백에 대한 우려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백악관 안보사령탑 자리를 놓고 하워드 중장과 경합했던 인물로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키스 켈로그 NSC 사무총장 등이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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