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워싱턴DC,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텍사스 주 오스틴,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위스콘신 주 밀워키를 비롯한 미국 주요 도시의 이민자 자영업자들이 이날 하루 동맹 휴업을 하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반(反) 이민 정책의 표적이 된 멕시코계를 비롯한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동맹 휴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체류자 기습 단속과 추방을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이슬람권 7개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 잠정 중단 행정명령, ‘불체자 보호도시’(피난처 도시) 연방 자금 지원 중단 등 이민자를 옥죄는 각종 정책에 항의하는 뜻에서 ‘이민자 없는 날’ 동맹 휴업에 자발적으로 나선 것.
ICE는 최근 미국 주요 도시에서 대대적인 불체자 단속에 나서 680명을 검거해 이민자 사회를 패닉으로 몰아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 휴업은 상점문을 닫고 일터에 나가지 않음으로써 이민자들의 미국 사회에 끼치는 경제·사회적 영향을 극대화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라 라사 협의회’ 의장인 하넷 무르기나는 “의사부터 접시닦이까지 이민자들은 미국 일상생활의 필수”라고 트위터에서 강조했다. 라 라사(La Raza)는 멕시코계 미국인을 의미한다.
무르기나 의장은 이날 식당 문을 닫은 스페인 출신 셰프 호세 안드레스를 높게 평가했다.
안드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비하 발언에 실망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입점 계획을 철회했다가 1천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
워싱턴DC의 식당 50곳이 이민자와의 유대를 표시하는 뜻에서 휴업을 결정했다. 식당 직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민 노동자들이 주인들에게 휴업 참여를 호소했고, 이들을 식구로 여기는 식당 사장들이 기꺼이 가게 문을 하루 동안 닫기로 했다.
뉴저지 주의 멕시칸 식당, 식품 잡화점, 미용 전문점, 콜로라도 주의 배관시공사,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식당과 카페,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햄버거 가게 등도 수천 달러의 매상 손실에도 동맹 휴업에 동참했다고 USA 투데이는 전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히스패닉 주민의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뉴멕시코 주의 학교에선 이민자 가정의 학생 수백 명이 등교하지 않고 집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약 4천 개의 의류 매장이 밀집한 로스앤젤레스 패션 특구에서 매장 절반이 휴업하고 같은 지역에 있는 꽃집의 40%도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워싱턴DC의 많은 식당이 문을 닫았지만, 정작 현지에 거주하는 정치인들은 이를 잘 모르는 것 같았다며 이들이 저녁 식사를 하려고 중심가에 나가봐야 휴업의 영향을 실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AP 통신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시카고 등 주요 도시의 고급 식당과 커피숍이 문을 닫고 거리의 푸드트럭도 사라졌다면서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심지어 워싱턴DC 상원의 커피숍도 셔터를 내렸다고 말했다.
또 브라질 스테이크 하우스, 이탈리안·타이 식당, 스시 바 등 세계 각국 대표 음식을 파는 식당도 이민자에 동조하는 뜻에서 휴업에 가세했다고 전했다.
뉴저지, 오클라호마 주 등의 맥도날드 일부 매장도 이민 노동자들의 파업 동참으로 이날 하루 문을 닫았다고 CNBC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2007년 말 이래 미국에서 일하는 외국 출신 노동자는 2천590만 명으로 증가했다. 약 3억2천만 명인 미국 인구 중 외국 태생 또는 귀화 미국인은 13%인 4천160만 명으로 예상된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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