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역외거래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지난달 중국의 비금융 해외직접투자(ODI)가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호주와 캐나다·영국 등 세계 각국의 부동산 값 폭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한풀 꺾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월 ODI가 전년동월 대비 35.7% 줄어든 532억7,000만위안(약 8조9,1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전년비 84.3%, 해외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투자는 93.3%나 줄었다. 다만 해외 제조업과 정부 기술 분야 투자는 전년 대비 각각 79.4%, 33.1% 뛰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들의 10억달러 이상 부동산 거래 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는 등 자본의 해외유출을 막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한 것이 ODI 급감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자본통제는 중국 내 주류시장의 판도 변화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역외거래가 막히자 다량의 현금을 보유한 중국 자본가들이 글로벌 고급 와인이나 고급 바이주(고량주)인 마오타이주 등을 매수하기 시작했다면서 관련 상품 가격이 최근 급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