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3년 인수한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CNBC 등 주요 외신은 기업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미국 통신업계 3위인 티모바일에 스프린트 지분을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스프린트의 수익성 개선에도 성장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 때문에 스프린트 지분을 완전 매각하거나 소량 유지하는 선에서 ‘지분 털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오는 4월 티모바일 모회사인 도이치텔레콤과 세부 내용을 협의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스프린트 주식의 83%를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4년 스프린트와 티모바일 간 합병을 추진했지만 반독점금지법에 가로막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비용절감과 네트워크 개선 노력에 힘입어 당시 연간 19억달러의 적자를 내던 스프린트를 13억달러 흑자(2016년 4~12월 기준) 기업으로 돌려놓았다. 그러나 스프린트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2015년 티모바일에 밀려 4위로 추락했으며 버라이즌과 AT&T 등 선두업체들이 최근 ‘무제한이용요금제’ 등으로 무차별 공세에 나서면서 성장전망은 더욱 나빠졌다.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도 손 회장이 지분매각을 검토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스프린트 지분 매각은 곧 소프트뱅크의 미국 통신사업 철수를 의미하는 만큼 손 회장이 지분매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에 “사물인터넷(IoT) 사업 전개를 위해서라도 통신 인프라가 필요하므로 지분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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