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관광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그 나라의 음식이다. ‘식도락여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음식은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음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창수 사장은 외부 강연에 나갈 때면 으레 외국인 친구가 올 경우 어떤 음식을 대접할지에 대해 대화하곤 한다고 했다. 그만큼 한식에 대한 그의 애정이 남다르다는 얘기다.
정 사장은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우리 음식을 많이 소개하는 데 그치지 말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간 한식 세계화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저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과감하게 밑반찬을 없애고 반찬을 요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푸짐하게 내오는 밑반찬은 보기에 좋을지 모르지만 일단 가짓수가 너무 많아 하나하나 맛을 보기도 어렵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밑반찬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 음식의 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밑반찬을) 요리로 만들어 덜어 먹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찬을 요리로 만들어 팔아야 하다는 정 사장의 소신은 외국인들이 요리로 만들어진 한국 반찬을 좋아한다는 직접체험을 한 뒤 확고해졌다. 그는 얼마 전 열린 밀라노엑스포를 방문했다가 접시에 담긴 잡채와 불고기 등이 외국인에게 잘 팔린 현장을 목격했다.
한국 음식의 대표격인 김치 역시 외국인 입맛에 맞게 개발한다면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 김치가 발효된 음식이라는 것을 외국인들도 잘 알고 있다”며 “매운 것만 잘 조절하면 외국인들도 잘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개막식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 관광지 음식도 여우에게는 접시가, 두루미에게는 호리병이 어울리는 것처럼 외국인이 먹을 수 있도록 음식업계가 조금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황태해장국·곤드레밥·메밀전 등은 우리가 듣기만 해도 침이 넘어가는 음식들”이라면서 “(이 좋은 음식들을) 외국인이 잘 먹을 수 있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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