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0일 북한 정권이 김정남을 암살한 배경에 대해 “북한 김정은 정권 특징이 공포정치에 입각한 권력유지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김정남 암살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다고 거듭 언급한 바 있다.
홍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간담회에서 ‘북한이 김정남을 암살한 동기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동안 김정은 정권이 왜 비인권적이고 반인륜적인 테러 행위들을 해왔는지 보면 해석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공포와 두려움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장악하고 기반을 유지하려는 김정은 정권 특징이 최근 북한의 여러 행동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공포정치를 휘두르는 김정은의 통치 방식을 대내·외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내적으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권력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사람들을 제거하고 숙청하는 공포정치를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이런 행동은 이른바 백두혈통을 강조하고 세습정치에 의존해 온 북한 정치의 구조적 모순이 투영돼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북한 여성 사이에 태어난 백두혈통인 반면 김정은은 김정일과 재일교포 여성 사이에서 태어났다. 장기적으로 볼 때 김정남이 자신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해 암살했다는 것이다.
홍 장관은 또 “대외적인 측면에서 북한이 노골적으로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가하는 것도 국제사회가 핵·미사일 두려움을 갖게 해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번 사건을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북한을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또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이번 사건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미 대북) 확성기 방송은 계속되고 있다”며 “국방부를 중심으로 관리하면서 여러 방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정부의 공식적인 입방 발표와 추가 조사가 이뤄진 뒤 가능하다며 조건을 달았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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