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똑똑하다”고 극찬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 내에서 ‘순진한 모험가’로 묘사된 것으로 드러났다.
안드레이 페도로프 전 러시아 외무차관은 20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의 전직 외교관들과 대통령 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를 분석한 자료를 만들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며 대통령 보고문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순진한 모험가(risk-taker who can be naive)로 그려졌다”고 밝혔다.
페도로프 전 차관에 따르면 보고서는 지난 2~3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분석하는 내용으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총 7쪽 분량으로 구성됐다. 그 중 1쪽은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상태를 분석한 내용이다. 페도로프 전 차관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관심을 갖지 않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며 “이 문서는 언젠가 미국과 러시아 간에 열릴 정상회담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대국 리더를 탐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심리까지 분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페도로프 전 차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행동과 관련해 “트럼프는 푸틴이 누구인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트럼프는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가 언론과 싸움을 이어간다면 이는 미국을 우려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은 살얼음판 위에서 춤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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