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심을 맡은 강일원 재판관이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강일원 재판관은 박 대통령 측 대표대리인 이동흡 변호사와 이중환 변호사에게 질문했다.
강일원 재판관은 이동흡 변호사에게 “헌재가 쟁점을 정리한다든지 중요 법령을 정하고 증거취사를 하는 것은 주심에게 권한이 없고 재판부의 권한이지 않느냐”며 “재판부가 (증인에게)물으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헌재재판관 출신 이동흡 변호사는 “저도 재판관 회의를 그렇게 했다”고 맞받아쳤으며 그는 증인에 대한 주된 재판관 질문은 ‘주심의 책무’가 아니냐고 하자 이동흡 변호사는 이에 수긍하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강일원 재판관은 이중환 변호사의 국회의 탄핵소추 절차에 대한 위법성 주장의 철회한 것에 관해서도 확인 질문을 건넸다. 강 재판관이 “선례를 적법으로 해서 합의 철회한 것 아니냐. 제가 강요한 것이냐”고 하자 이중환 변호사는 “강요는 아니지만, 철회 취지였다”고 말했다. 강일원 재판관이 증인을 대할 때 편향된 질문을 했는지에 대해서 묻자 이중환 변호사는 입을 다물었으며 이에 강 재판관은 “언뜻 생각도 안 나시죠”라며 비난했다.
강일원 재판관은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인 김평우, 정기승 변호사에게도 “김평우, 정기승 두 분 어르신께서는 헌법 재판을 많이 안 해보셔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 재판관의 지적에 김 변호사가 항의하려 하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를 거절했다.
강 재판관이 증인들을 상대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것에 대해 “뭐가 부족하다고 한술 더 뜨느냐. 대통령 측 증인에 대해 주로 묻고 국회 측 증인은 별로 질문을 안 한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김 변호사의 도발에 이 권한대행이 경고를 주자 “아이 이거 참 죄송하게 됐네. 그럼 고치겠다. 수석대변인은 아니시다”며 “이런 말씀은 안 드리려고 했는데 이정미 재판관께도 한 말씀 드려야겠네. 퇴임날짜에 맞춰 재판이 과속 진행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평우 변호사의 도발은 이에 그치지 않았으며 강 재판관의 증거조사 절차에 대해 무효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이 권한대행은 김 변호사의 무리수에 “모욕적 언사도 참고 있었고, 지난번에는 삿대질에 ‘헌법재판관씩이나 하시냐’고 했지 않냐”며 일침을 전했다.
한편, 박 대통령 측은 재판부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에 대해 기피신청을 했다.
박 대통령 측 조원룡 변호사는 “강 재판관이 소위 쟁점 정리라는 이름 아래 국회가 준비서면이라는 불법적 방법으로 소추의결서를 변경하게 하고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SBS방송화면 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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