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과 관련한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 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연구학교 지정을 반대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 맞서 김태동 문명고 교장이 그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서다.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나흘째인 23일 김 교장은 연합뉴스와 만나 “연구학교는 무조건 계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연구학교 지정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김 교장은 지난 17일 경북도교육청에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했다. 교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나 “23일까지 기다려달라”고 얘기한 바 있다.
김 교장이 연구학교 강행 의사를 밝히면서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은 거세졌다. ‘문명고 국정교과서 지정철회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23일 오전 9시 4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한 반대 시위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18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국정화 교과서 철회해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운동장과 교내 1층 복도를 행진했다.
대책위는 오전 11시 경 교내 소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교육청과 교육부가 갈등 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연구학교 지정이 철회될 때까지 매일 철회 촉구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학교 곳곳에 반대 대자보와 현수막도 설치한다.
현재 전국 5,294개 중·고교 중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한 곳은 문명고가 유일하다. 처음 생겨났던 정치적 편향성 문제에 더해 기본적 사실관계가 틀리는 등의 오류가 많았던 탓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학교가 연구학교를 강행하겠다면 우리도 끝까지 반대 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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