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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첫 졸업생 배출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취업 걱정은 남의 일...미래 직장서 일 배워요"

9개 시범학교 취업률 79.8%

50% 밑도는 비도제반과 대조

학생·기업 모두 만족도 높아

청년 취업난·중기 구직난

동시에 풀어줄 대안으로 부상

참여고교 올 198곳으로 늘려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도제반 학생들이 경기도 화성시에 자리한 부스터펌프 전문생산업체 두크의 작업장에서 기업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운전자공업고




서울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컴퓨터 전자과 3학년 권유빈(18)군에게 취업난은 남의 얘기다. 작지만 강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의료기기 제조업체 한랩으로 취업이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권군은 지난 2015년 첫 도입된 도제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한랩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하반기 등교일수의 4분의1가량을 한랩에서 현장실습(OJT·On Job Training)으로 채웠다. 성실한 학업 태도로 26명인 컴퓨터 전자과 도제반의 반장까지 맡았다.

광운전자공고 도제반을 총괄하는 양정배 교사는 “처음에는 내성적인 성격의 권군이 회사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다소 걱정이 됐다”면서 “하지만 현장실습이 오히려 사회생활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 도입 3년째를 맞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의 구직난을 동시에 해소하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독일·스위스의 중등단계 직업교육 방식인 도제식 교육훈련(Dual System)을 모방한 교육제도다. 고교 2학년부터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교육을 받는 현장중심 직업교육훈련모델이다. 학교 교육과 기업 실습을 연계함으로써 현장과 동떨어진 기존의 교육 시스템을 극복하고 학생에게는 일자리를, 중소기업에는 맞춤형 인재를 찾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2015년 3월 9개 시범학교의 고교 2학년 학생들에 처음 적용됐고 올해 2월 첫 졸업생이 배출됐다.

첫 성과는 양호한 편이다. 9개 시범 학교 도제반 졸업생의 취업률은 79.80%에 달했다. 해당 학교 전체 취업률 63.3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50%를 약간 밑도는 비도제반 취업률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하다. 도제반 취업률이 높은 이유는 면접을 통해 기업들이 채용을 사실상 확정한 학생들로 반이 꾸려지기 때문이다. 고교 2학년 때 취업할 기업을 정한 뒤 해당 기업에서 2년간 실습을 하고 졸업 이후 정식 취업하는 형태다. 실습기간 기업에서 임금도 받는다. 김상훈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 사무관은 “중도에 자진에서 취업을 그만두는 학생을 감안하면 취업률은 사실상 100%”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학생과 기업의 만족도도 높은 수준이다. 16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린 ‘2016년 도제학교 성과보고회’에서 공개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도제반 학생을 채용한 기업의 61%는 학생의 수준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고 보통과 불만족은 각각 31%, 8%에 불과했다. 도제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부락 에스비비테크 대표는 “2년간의 교육을 통해 회사에 적합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도제교육에 참여한 학생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71점으로 ‘대체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인범군은 “과거에는 진로에 대한 목표도 없었고 학업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도제반에 참여하면서 최고 기능인이라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도제학교 참여 고교 수를 198곳으로 확대하고 참여 학생 수도 2,600명에서 7,0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도제학생을 채용하는 기업 수도 기존 800개에서 2,500여개로 대폭 늘리고 기계·전자·전기·화학 등 공업계 중심인 직종을 정보기술(IT)·서비스·경영사무 등으로 다양화할 방침이다.

다만 이처럼 도제학교를 양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성과보고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대학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제학교 프로그램의 진원지인 독일과 스위스처럼 학력 차별이 철폐되고 평생교육이 활성화돼야 직업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거부감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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