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금이 없으면 산학협력을 위해 움직이지 않으려는 기업의 관성을 깨야 합니다.”
김우승(사진) 초대 산학협력학회장 겸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부총장은 22일 경기도 안산의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서 기자와 만나 기업들이 산학협력에 대한 인식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학협력 분야 최고 전문가인 김 회장의 이 같은 지적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올해부터 기업과 대학들의 산학협력이 새로운 전기를 맞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동안 예산만 1조7,000억원대에 이르는 교육부의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링크플러스) 육성 사업’이 닻을 올린 것이다.
김 회장은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해지면서 기업들은 지원금이 없으면 현장실습 등 인력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학생들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인력을 직접 양성해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 동반 성장하겠다고 생각해야 산학협력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통해 기업에 기여하고 있다면 기업들은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회장이 산학협력을 주도하고 있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연간 현장실습생이 1,000명에 달할 정도로 그 어느 곳보다 활발한 현장실습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했으며 160개 넘는 기업이 캠퍼스에 입주해 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의 산학협력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대학만 50곳이 넘는다. 전국적으로 현장실습 참가인원은 15만명에 달하지만 상당수 대학이 실습 기업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김 회장에게 조언을 얻으러 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우리 학교의 경우 교수와 직원은 물론이고 부총장도 산업체 인사들에게 먼저 다가가 명함을 주고 실습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학생들의 취업과 인재 육성을 위해 한마음으로 움직이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현장실습(co-op)참여 학생 취업률이 97%인 워터루대학 등 선진적인 CO-OP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해외 대학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채용하는 학교로 알려진 워터루 대학은 기업체와 학교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전담직원만 160명에 이른다”며 “‘열정페이’ 없는 현장실습 문화 확산을 위해 정부, 대학, 기업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산=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