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24일 창당 한 달을 맞았지만 당내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서로 엇박자를 내며 여전히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개혁적 보수’를 타이틀로 내건 바른정당은 범보수 진영인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와 유력 대권주자 영입에 모두 실패하면서 지난해 말 창당 직전 17%를 웃돌던 당 지지도가 5~6%대로 곤두박질쳤다. 바른정당은 비상시국회의를 부활시키며 위기극복에 나설 방침이지만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바른정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내 탈당파 의원 32명을 중심으로 지난달 24일 창당했다. 출범 당시만 해도 바른정당은 ‘보수 세력의 구심점’을 자처하며 집권 보수여당 자유한국당과의 경쟁 우위를 자신했지만 정당 지지도는 오히려 크게 뒷걸음질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바른정당은 6%의 지지율로 더불어민주당(44%), 국민의당(12%), 자유한국당(10%)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전통적 지지기반이던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민주당(28%)과 한국당(23%) 모두에게 뒤처졌다. 특히 가칭 ‘개혁보수신당’이라는 이름으로 창당을 준비하던 지난해 말 여론조사 당시의 지지율 17.4%와 비교하면 3분의1 토막이 난 셈이다. 이달 13일 여론조사에서는 원내교섭단체를 꾸리지도 못한 정의당에 지지율을 추월당하기도 했다.
바른정당의 부진은 범보수 진영인 한국당과의 차별화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창당 초기 투표연령 인하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개혁법안을 야심 차게 추진하다가 당내 반대 여론에 부딪혀 철회하면서 새로운 보수로서의 입지를 다질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범여권의 대선주자로 영입하려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은 직격탄이 됐다.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입당하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보수 진영의 제1당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물거품이 됐다.
그럼에도 바른정당은 여전히 당내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최근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인 유승민 의원을 향해 “국정농단 세력과 후보 단일화를 포기할 수 없다면 차라리 새누리당으로 돌아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전 하야설에 대해서도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병국 대표가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한편 바른정당은 26일부터 비상시국회의를 가동해 당 지지율 제고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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