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 씨의 조카 장시호(38) 씨가 사무총장으로 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보조금을 신청한 직후 문화체육관광부가 일사천리로 보조금 7억여 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장 씨 등의 4회 공판에서 검찰은 동계스포츠 영재선발 육성사업 승인 과정 서류 일부를 증거로 공개했다.
서류를 보면 장 씨의 영재센터는 2015년 12월 18일 스키캠프 스키영재 선발대회 등 명목으로 보조금을 문체부에 신청했는데 당일 바로 1억9,900만원 지원이 결정됐다.
같은 해 7월 6일에 영재선발 육성 프로그램 운영지원 사업 명목으로 보조금을 신청하자 다음날인 7일 문체부는 4억7,7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9월 4일에도 2018평창 동계올림픽 기원 제1회 동계스포츠 영재캠프 사업을 위해 보조금을 신청하는데 나흘 뒤 4,000만원 지원 결정이 내려졌다.
검찰은 “문체부의 영재센터 지원은 신속한 행정처리라고 할 수 있다”며 “당일 보조금 신청에 대해 신청액을 그대로 준 것이라면 문체부가 제대로 확인하고 지원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장 씨는 거짓으로 적힌 사업계획서 세 건으로 문체부로부터 받은 7억1,600여만원의 국가보조금을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영재센터 특별감사를 담당한 문체부 직원 안 모씨는 검찰에 장씨가 허위정산서까지 첨부해 철저히 속였다고 진술했다.
장 씨 측 변호인은 “문체부의 청와대 검토자료를 보면 영재센터는 2015~2018년 예산이 책정돼 있었다”며 “문체부에 보조금을 신청하기 전에 이미 보조금 집행은 결정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횡령과 사기 부분은 배후에 최씨가 있는데 장 씨 혼자 단독범행으로 돼 있다”며 답답해했다.
이날 검찰에 따르면 문체부 직원 남모씨는 진술을 통해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의 특별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7억여원의) 금액이 지원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15년 10월 집에서 쉬고 있는데 밤에 김 전 차관이 VIP(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전화가 와서 밤에 보고서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최재서 인턴기자 wotj72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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