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일간 마닐라타임스는 25일 밤 수도 마닐라 리살공원에서 경찰 추산 20만명, 주최측 40만 명이 모여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 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집권 여당과 친두테르테 정치단체 등이 개최한 이 행사는 26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같은 25일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약 3,000 명이 마닐라에서 열린 ‘피플파워’ 혁명 기념 집회에 참가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소탕전과 독재 성향을 비판했다. 이날 시위는 마닐라 외에도 퀘존시티 등에서 함께 열렸다. 특히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판한 야당 소속의 레일라 데 리마 상원의원이 거물 마약상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24일 체포·구금되자 ‘정치적 탄압’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피플파워 혁명은 1986년 2월 22∼25일 필리핀 국민이 대규모 시위를 벌여 부정 선거와 부패로 얼룩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21년간의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을 가리킨다.
한편 친 두테르테 시위가 관제 데모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현지 GMA 뉴스는 이스마엘 수에노 내무자치부 장관이 전국 지방정부에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 집회 참석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공무원 동원령을 내린 것이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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