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팩스톤은 1975년 스무살의 나이로 조나단 드미 감독의 ‘크레이지 마마’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배우로 첫 발을 내딛었다.
빌 팩스톤의 배우 인생에 가장 큰 이정표가 되어 준 감독은 바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1984년 연출한 ‘터미네이터’에 빌 팩스톤을 캐스팅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극 초반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분)를 제거하기 위해 1984년의 LA로 보내진 T-800(아놀드 슈워제네거 분)에게 덤비다가 살해당하는 남자로 출연했다.
이후 빌 팩스톤은 1986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연출한 ‘에일리언2’에서 호들갑스러운 성격으로 제대까지 4주 남았는데 이런 일을 당한다며 내내 투덜거리는 허드슨 일병을 연기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또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트루 라이즈’에서는 비밀 첩보원 행세를 하며 헬렌(제이미 리 커티스 분)에게 접근했다가 남편인 해리(아놀드 슈워제네거 분)에게 처절한 응징을 당하는 중고차 딜러 ‘사이먼’을 연기했고, ‘타이타닉’에서는 침몰한 타이타닉호에서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이 그린 로즈(케이트 윈슬렛 분)의 누드 크로키를 발견하고는 늙은 로즈를 찾아가는 보물 사냥꾼 ‘브룩 라벳’을 연기했다. 또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2003년 연출한 다큐멘터리 ‘심해의 영혼들’에서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함께 직접 잠수함을 타고 함께 심해 탐험에 나서기도 하며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빌 팩스톤의 배우로서 전성기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이었다. 먼저 빌 팩스톤은 론 하워드 감독의 SF 영화 ‘아폴로 13’에서 실존인물인 우주비행사 프레드 헤이즈를 연기했다. 또한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의 전쟁영화 ‘U-571’에서는 주인공 매튜 맥커니히의 상관인 잠수함 S-33의 함장 ‘마이크 소령’을 연기했으며, 2000년 한국에서 서울 10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둔 산악영화 ‘버티칼 리미트’의 주인공 ‘엘리엇’을 연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빌 팩스톤은 2005년에는 1913년 US 오픈에서 벌어진 해리 바든과 프랜시스 위멧의 골프 승부를 그린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톰 크루즈가 출연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톰 크루즈를 계속 전장에 투입하는 파렐 상사를 연기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빌 팩스톤과 ‘터미네이터’ 부터 시작해 30년 가까운 인연을 나눠온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빌 팩스톤의 부고에 대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며,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좋은 사람, 훌륭한 배우”라고 맗며, “26일(현지시간) 열리는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그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빌 팩스톤의 부고에 대한 슬픔을 전했다.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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